나스닥, 인플레이션 진정 기대에 1.48%↑…유가, 지정학적 긴장으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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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거의 두 달만에 최악의 주간 하락을 경험한 뒤인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이 다음날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는 가운데 주가는 올랐다.

뉴욕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 속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6.66포인트(1.11%) 오른 3만4245.9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6.83포인트(1.14%) 상승한 4137.29로, 나스닥지수는 173.67포인트(1.48%) 뛴 1만1891.79로 장을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3.1%, 나이키와 세일즈포스는 각각 2.4% 오르며 다우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다. 인텔은 2.7% 뛰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속에서 물가상승이 과연 둔화했는지 보여주는 1월 CPI가 14일 발표된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연준의 금리인상이 일시 중단되거나 정책전환이 임박했다는 데 베팅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술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나스닥지수를 더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레이 패리스 미주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3일 노트에서 "1분기에 산업생산 회복과 인플레이션 완화가 예상되면서 리스크 선호심리를 자극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세계 금융상황을 옥죔에 따라 여름이면 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월 CPI가 결국 연준의 행보를 결정하리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예상과 달리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안 수석 경제 고문은 이날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비즈니스뉴스 프로그램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시장이 비로소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 이야기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월 CPI가 전월보다 0.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전월 대비 0.1% 하락, 전년 동월 대비 6.5% 상승과 대비된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5.4%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한 바 있다.

이번주에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다. 이번주에는 시스코시스템스, 코카콜라, 크래프트하인즈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업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20여년만에 최악의 실적 시즌이 돼버린 것이다.

금융정보 제공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 발표 기업 가운데 69%의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5년 평균 77%보다 낮았던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 하락세로 돌아설 듯하다.

1분기 전망도 암울하다. 지금까지 1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내놓은 기업 중 82%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는 5년 평균인 59%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2센트(0.53%) 오른 배럴당 80.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지난달 26일 이후 최고치다.

투자자들은 1월 CPI 발표와 지정학적 긴장, 러시아의 생산 감축, 유럽의 성장률 회복 기대에 주목했다.

1월 CPI가 둔화할 경우 연준의 긴축 우려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가에 긍정적이다.

미 정부가 러시아에 있는 자국민들에게 러시아를 즉각 떠나라고 공지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지정학적 긴장은 고조됐다.

러시아가 다음달 하루 5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된 점도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3%에서 0.9%로 상향 조정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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