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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혼돈의 금리 … 주담대 고정·변동 격차 사라져

임영신 기자
서정원 기자
입력 : 
2023-03-19 17:16:02
수정 : 
2023-03-19 19: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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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고정금리가 높지만
석달새 0.09%P까지 좁혀져
코픽스금리도 기준따라 혼전
신규는 하락, 신잔액은 상승
전문가들 조언도 엇갈리지만
장기적으로 다시 격차 벌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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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형과 고정형 금리 격차가 크게 줄고 있다. 은행 수신금리가 빠르게 내려가면서 변동형 금리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해 크레디트스위스(CS)로 확산한 은행 위기 여파로 시장 금리가 혼돈에 빠지면서 고정형 금리는 오르내리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변동형과 고정형 금리 범위가 붙다시피 하면서 대출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3~6.80%로 고정형(연 4.24~5.99%)과 비교해 금리 차는 하단이 0.09%포인트, 상단이 0.81%포인트다. 작년 12월엔 변동형(5.16~7.67%)과 고정형(4.74~6.05%) 금리 격차는 하단이 0.42%포인트, 상단은 1.62%포인트나 벌어졌다. 작년 말엔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확연하게 낮았지만, 이젠 두 금리가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통상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 은행이 금리 변동 리스크를 감수하기 위해 고정형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10~11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 시장이 경색되고 수신금리가 급등하면서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고정금리를 더 적극적으로 내린 것도 이런 역전을 심화시켰다.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이 최근 해소되고 있는 것은 올해 들어 변동형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내리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5년물 금리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달 미국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자 이 금리가 상승하면서 고정형 금리가 올랐다.

변동·고정금리 선택을 놓고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다. 이런 추세라면 고정형 상품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금리가 변수지만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다시 높아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변동형 주담대를 선택해도 복잡한 계산이 남는다. 대출자의 상황에 따라 어떤 준거금리를 기준으로 대출을 받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다. 통상 변동형 주담대는 신규 코픽스 주담대와 신잔액 코픽스 주담대로 나뉜다. 산출 체계상 금리 상승기엔 신잔액 코픽스는 신규 코픽스보다 느리게 올라 각광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신잔액 코픽스 주담대를 선택하는 게 이자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했다. 금융당국도 신잔액 코픽스 상품 출시를 권장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조달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상황이 바뀌었다. 최근 3개월간 신규 코픽스는 하락했지만 신잔액 코픽스는 계속 상승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코픽스 주담대와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역전됐다. 이날 우리은행 신규 코픽스 주담대 금리는 연 5.10~6.10%로 신잔액 코픽스 금리(연 5.48~6.28%)보다 낮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장기대출인데, 길게 보면 코픽스 추가 하락 등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 변동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고정형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치적으로 현시점에선 고정금리가 변동형보다 소폭이나마 낮다"며 "은행들의 연이은 금리 인하 조치로 가산 금리도 상당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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