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비농업 신규고용 26만3000명, 예상(20만명) 상회
임금상승률 전월대비 0.6%↑...예상보다 2배 더 올라
연준에 통화긴축 압력으로 작용...침체 우려 던 것은 호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배경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본부 / 사진=신화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배경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준 본부 / 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기대치를 훌쩍 웃도는 호조를 나타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연준 내부에서 최근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예상 외로 강력한 고용시장이 다시 통화긴축을 압박하고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6만3000명으로 다우존스 예상치(20만명)를 크게 웃돌았다. 11월 신규 고용자수는 지난 4월 이후 최저치지만,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력한 회복세를 띠고 있으며 인력 수급 상황이 여전히 빠듯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를 뒷받침하듯 같은달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은 전월대비 0.6%로 예상치의 2배에 달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5.1% 올라, 역시 예상치(4.6%)를 훌쩍 앞섰다. 시장에서는 11월 고용보고서에서 특히 임금상승률에 주목하며 "노동시장이 너무 뜨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잇단 금리인상에도 고용과 경제가 여전히 활황이라는 점에서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쉽다고 봤다.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 추이(전년동기대비 %)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 추이(전년동기대비 %)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평소라면 강력한 고용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된다. 하지만 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물가를 강하게 억눌러야 하는 연준에게 지난달 고용은 너무 좋아 오히려 불편하기 쉽다.

제프리즈의 아네타 마코스카 최고 금융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NBC방송에 "현 시점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는 여유는 없다"며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금 성장세가 인플레이션과 유사하게 4%를 이어가며 연준이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았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력한 임금성장세가 가장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금리를 3.75%포인트 올렸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과열 수준으로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시장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의 엘리자베스 크로풋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정책이 고용시장에 끼친 영향력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SMBC니코증권의 조셉 라보르그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생산성보다 더 오르고 구인난은 계속되고 있다"며 "고용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회복하려면 통화정책이 경기를 더 제약해야 하고 그런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지표가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침체 우려를 덜어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이번주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경제 연착륙의 길이 아직 보인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보고서로 인해 파월 의장이 크게 분노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향후 경로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시나리오와 비슷하다"며 "신규 고용 26만3000명과 예상 20만명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