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지수(VIX)' 3개월 최저치 20선 밑돌아
연준 금리인상 감속 기대감에 위험자산 '매수'
JP모건 등 경기침체, 고평가 우려에 비관론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미국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통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가 20선을 밑돌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짙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VIX는 이날 장중 한때 19.80까지 떨어졌다가, 19.84로 마감했다. 여름 랠리가 한창이던 지난 8월 18일 이후 최저치다. 지수는 지난 10월 한때 33을 웃돌았다.

VIX는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의 옵션 가격을 반영한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 보험의 일종인 옵션 가격이 올라 VIX도 상승한다. VIX가 향후 시장 변동성을 예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지수는 평소 10~20에서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파월 금리인상 감속 시사에 증시 낙관론 확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전날 빠르면 이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한 게 VIX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VIX의 하락이 증시에 대한 월가의 비관론이 기울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통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매도측 지표'(sellside indicator)가 2017년 이후 매수세에 가장 근접했다고 지적했다. 매도를 지지해온 투자전략가들이 급격히 매수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낙관론을 뒷받침했다. 이날 발표된 10월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5%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예상치(0.3%)를 밑돌고, 전년대비 상승률은 예상치에 부합했다. 9월(전월대비 0.5%, 전년대비 5.2%)에 비하면 모두 완만해졌다.


◇경기침체 우려, 고평가 부담에 비관론도

S&P500지수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S&P500지수 추이 /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물론 미국 증시를 둘러싼 비관론도 여전하다. 이날도 뉴욕증시 3대 지수 가운데 나스닥만 오르고, 다우와 S&P500은 내렸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낸 최신 투자노트에서 뉴욕증시가 내년 상반기에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S&P500지수가 완만한 경기침체와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내년 상반기에 올해 저점을 다시 시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수가 12%가량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가 아직 경기침체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에 불안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는 S&P500지수가 내년 4분기에 다시 반등하기까지 32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종가(4076.57) 대비 20%가량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1년 내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39%나 되지만,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시장에는 11%의 가능성만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롯한 통화정책발 역풍이 잦아들 수 있지만, 세계적인 성장둔화가 증시를 계속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향후 수익 전망을 기준으로 한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현재 17.5배로 20년 평균치인 15.7배를 훌쩍 웃돈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말이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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