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적 관점서 선제적 조직·인력 등 정비"
업황 고려시 구조조정 증권사 확대될 수도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최근 증시 침체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태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기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동안 업황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력과 조직을 정비하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오는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을 하면 입사 1년 미만은 월급여 6개월분, 1년 이상~3년 미만은 9개월분, 3년 이상~5년 이하는 12개월분, 5년 초과는 13~18개월분을 보상한다. 신입사원은 희망퇴직 대상이 아니다. 영업을 제외한 경영 관련 직무에서는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힘든 점 등을 고려해 조직 구성과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한 것이고 이직 희망자들에게도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인 지금이 더 나은 시점으로 판단했다"며 "당장 인원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다올투자증권이 위기에 놓였다기보다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위기가 현실화한 게 아니라 자금 흐름 경색 등이 오랜 시간 지속돼 진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을 때를 대비해 미리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한동안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점에서 다올투자증권과 같은 결정을 하는 곳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 증권사 관계자는 "경기와 고금리 등을 생각하면 위탁매매와 부동산, IB 등 성과를 낼 만한 곳을 찾기 힘들어 수익성 악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관련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몇 년 새 증권사들이 호황을 누리면서 인력을 늘렸다는 점도 인력 축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자료를 보면 2013년 4만명대에서 2017년 3만6000명 밑으로 떨어졌던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8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가 두드러졌다. 2018~2020년은 각각 450~650명가량 늘었는데 지난해에는 1400명 넘게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말 기준으로 작년보다 750명 가까이 늘어났다.

전보규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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