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하비 주식 부문 수석전략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
"증시에 곰도 황소도 아닌 '다른 동물'이 들어왔다"

사진=웰스파고
사진=웰스파고

미국 대형 은행 웰스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 주식 부문 수석전략가(사진)가 미 주식시장에서 12조달러(약 1경5400조원)나 날려버린 약세장은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상승폭은 제한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13일(현지시간) 경제 매체 마켓워치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비 전략가는 이날 리서치 노트에서 "약세장이 끝났지만 위대한 ‘리플레이션(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현상)’은 아니다"라며 "강세장도 약세장도 아닌 그냥 시장과 마주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급격한 반전을 기대해선 안 된다"며 증시에 곰도 황소도 아닌 ‘다른 동물’이 들어왔다고 표현했다.

하비 전략가는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식 매도가 다시 시작돼 지난해 10월 최저치를 경신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최근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기업과 소비자 모두의 건전한 대차대조표는 시스템 리스크 수준이 억제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 침체를 촉발할 촉매제가 거의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하비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시장조사업체 야데니리서치 대표인 에드워드 야데니 등 소수파와 함께 지난해 말로 약세장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말 실시된 블룸버그통신의 MLIV펄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0%는 S&P500지수가 정점에서 25% 하락한 뒤 아직 증시는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야데니 대표는 지난해 10월 이후의 증시 반등을 새로운 강세장의 시작으로 본다. 그러나 하비 전략가는 야데니 대표보다 덜 낙관적이다.

하비 전략가는 S&P500지수에 대한 올해 연말 목표치를 4200으로 고수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종가보다 겨우 2.7% 높은 수준이다.

하비 전략가는 주식 매도가 진행되는 동안 주가수익비율(PER)과 기업 순이익의 지속적인 확대가 간과됐다고 지적했다.

S&P500의 PER는 18.3배로 이미 10년 평균을 넘어섰다. 게다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위축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계열 금융정보 제공 업체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10월 이래 올해 미 대기업들의 주가 추정치를 주당 5% 인하한 220.70달러로 제시했다.

하비 전략가의 표현대로 황소가 "교통 체증 속에 갇힌 셈"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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