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에게 일이란 돈 이상의 것을 의미"…"일이 있어야 인정받는다는 느낌 가질 수 있어"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많은 노동자가 은퇴를 미루는 것이 돈 때문만은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다국적 인적자원 컨설팅 업체 란트스타트의 연례보고서 '워크모니터'를 인용해 65세 이전 은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노동자가 조사 대상자의 겨우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결과(61%)보다 감소한 것이다.

란트스타트는 "흔들리는 세계 경제, 높은 인플레이션, 정부 지원 감소로 많은 노동자가 은퇴를 재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34개 시장 3만5000명의 노동자에게 물어본 결과 70%는 돈 때문에 황금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노동자들은 일이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노동자 66%, 중국의 노동자 61%가 일을 삶에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32%의 거의 배 수준이다.

란트스타트는 "많은 이에게 일이란 단순한 돈 이상의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일이 노동자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소속감도 안겨준다"는 것이다.

◇인정받는다는 느낌

노동자가 일터를 떠나려 하지 않는 것은 기업에 대한 의무감 때문이기도 하다고 란트스타트는 지적했다.

조사 결과 아태 지역 노동자의 21%가 기업이 자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은퇴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는 세계 평균인 12%보다 높은 수치다.

노동자들은 삶에서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직업이 있어야 자기가 가치 있는 존재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태 지역의 경제 붐과 인재에 대한 수요 증가도 노동자들의 정년 은퇴를 막고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의 노동자들은 일을 '삶의 중요한 일부'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중국 노동자의 89%, 인도 노동자의 90%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세계 평균인 20%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인구구조의 변화

노동자라면 안전하고 유연하며 포괄적이고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일을 원한다.

란트스타트의 산데르 반트 노르덴데 최고경영자(CEO)는 "흔히들 조직이 유연성과 '워라벨'(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같은 면에서 자기의 우선순위를 반영해줬으면 하고 바란다"며 "이는 돈보다 일에서 더 많은 만족감을 찾는 젊은 세대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은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반트 노르덴데 CEO의 조언이다.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노동자는 언제든 직장을 박차고 나갈 준비가 돼 있다. 게다가 인구구조의 변화로 향후 인재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다.

란트스타트는 기업에 정년을 앞둔 노동자들이 정규직에서 파트타임직으로 서서히 전환한 뒤 완전히 은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키워드

#은퇴 #돈 #CNBC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