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숙소 무단 이탈' 김원중, 여성들과 밤샘 파티-대리운전 현장 포착
입력: 2014.08.08 06:00 / 수정: 2014.08.08 10:22

상무 아이스하키 팀의 김원중(위 사진 네모 안)이 지난해 12월 31일 하이원과 경기를 마친 뒤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심야 파티를 함께 가진 한 여성의 차를 대리 운전해 인천 송도까지 데려다 주는 장면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최진석 기자

상무 아이스하키 팀의 김원중(위 사진 네모 안)이 지난해 12월 31일 하이원과 경기를 마친 뒤 서울 압구정 로데오거리에서 '심야 파티'를 함께 가진 한 여성의 차를 대리 운전해 인천 송도까지 데려다 주는 장면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최진석 기자



[더팩트ㅣ박상혁 기자] '숙소 무단 이탈'로 파문을 일으킨 국군체육부대(이하 상무) 소속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 김원중(30)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밤샘 파티'와 대리운전 등 군인과 운동선수 신분에 맞지 않은 '일탈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겨스케이팅 스타' 김연아의 남자 친구로 화제를 모은 김원중은 지난해 말 대회를 마치자마자 상무 아이스하키 팀 선수들과 함께 강남으로 이동해 여성들과 어울리며 '밤샘 파티'를 하고, 인천 송도까지 파티에 동석한 여성의 승용차를 대리 운전한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밝혀졌다. 당시 김원중은 김연아와 사귀고 있었으며 김연아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합숙 훈련 중이었다.

김원중을 비롯한 상무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일탈 행동은 연예 병사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실질적 제지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상무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31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하이원과 경기를 마친 뒤 4박 5일의 휴가를 받았다. 휴가를 받은 상무 선수들은 구단 버스로 목동에서 당시 숙소였던 태릉선수촌으로 복귀했다. 오후 11시쯤 선수촌에 도착한 선수들은 곧바로 사복으로 갈아입고 개인 시간을 가졌고, 김원중과 몇몇 동료들은 오후 11시 30분 개인 차를 이용해 강남으로 향했다.

1월 1일 오전 0시쯤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도착한 김원중 일행은 한 바에 들어가 1시간 정도 술을 마셨고, 이후 지인인 듯한 여성들과 어울려 논현동의 가요 주점에 들어가 오전 7시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후 선수들은 각자 여성과 짝을 맞춰 차를 나눠 타고 이동했다. 김원중 일행은 대리운전을 부르지 않았고, 김원중은 한 여성의 차를 대신 운전해 인천 송도까지 대리운전을 했다. 문제는 항상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몸을 보호해야 하는 운동선수가 밤샘 파티를 한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지 않고 직접 운전을 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김원중을 포함한 일행은 대부분 국가 대표 선수였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휴가 중인 군인이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군인이 휴가를 나가면 친구를 만나거나 어디로 이동할 때 운전을 할 수도 있다. (운전은) 어디까지나 기본권에 속하기 때문에 금지할 수는 없다"고 말한 뒤 "다만 군복무를 하면서 운전을 할 기회가 없다 보니, 사고 방지 차원에서 휴가 기간에 운전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가 기간이라도 군인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 아닌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김원중을 비롯한 상무 선수들은 개인 차량을 이용해 거리낌없이 운전대를 잡았다. 언제나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운동선수로서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무원 신분으로 상무 팀의 코치를 지낸 지도자 A씨는 김원중과 상무 선수들이 운동선수로서도 이해하기 힘든 '일탈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몸이 재산인 선수가 아무리 휴가 중이라 해도 술자리에 장시간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술을 안 마셨다고 하더라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적당히 술자리를 끝냈어야 한다"며 "오랜 시간 모임을 가진 뒤 피로도가 매우 컸을 텐데 대리운전을 왜 부르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다. 부득이한 자리였더라도 모임이 끝난 뒤에는 최대한 몸을 아끼며 편안하게 이동했어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원중(왼쪽)이 심야 시간에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효균 기자
김원중(왼쪽)이 심야 시간에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효균 기자

상무 선수들의 '군기 문란 행동'은 지난 3월에도 <더팩트> 취재 카메라에 잡혔다. 3월 9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2014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경기를 마치고 목동 인근의 호텔에 머문 상무 아이스하키 선수단의 몇몇 선수들은 10일 새벽 숙소 인근의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거리 등을 사 숙소로 복귀했다. 점호 시간이 끝난 후 숙소를 벗어나는 일탈 행동을 했고, 음주를 위해 술까지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혀를 차게 했다. 이 여파 때문인지 상무는 11일 열린 3차전에서 1-5로 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군팀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프로팀도 경기 전에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 국제 대회의 플레이오프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군인 신분의 선수가 차분히 컨디션 조절을 하며 준비를 하지 않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행동을 했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A 코치는 "같은 상무 부대원이라고 해도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선수들이 부대 안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며 "아무래도 부대 안에 있으면 관리가 쉽지만 외부에 있다면 개인 시간에 몰래 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한창 혈기왕성한 선수들 아닌가? 군인이라 관리가 쉬울 것 같아도 오히려 어려운 게 상무다"고 선수들 관리가 쉽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상무 선수들의 '일탈 행동'은 6일 '숙소 무단 이탈 파문'으로 다시 떠올랐다. 국방부는 6일 설명 자료에서 "국군체육부대 소속 아이스하키 선수 3명(병장 김원중 외 2명)이 개인 차량을 함께 타고 합숙소를 이탈해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고 복귀하다 음주운전자가 모는 차와 충돌해 다쳤다. 이후 소속 부대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다가 익명의 제보를 받은 조사본부가 나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국군체육부대는 부대 예규를 위반한 선수 3명과 민간인 감독과 이들의 책임자 간부 1명을 징계할 예정이다.

<더팩트> 취재 결과 김원중과 동료 선수 2명은 6월 27일 합숙소에서 쉬다가 코치에게 "탄산음료를 사오겠다"며 허락을 받아 외출했다. 차를 타고 숙소에서 3km 떨어진 마사지 업소에서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은 뒤 합숙소로 복귀하다 신호를 위반한 차와 충돌했다. 국방부 조사에서 이들이 마사지를 받은 곳이 퇴폐 업소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무단으로 숙소를 이탈한 것이 맞다. 교통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원중은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았다"며 "운전한 이 모 병장 등 2명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국방부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오면 국군체육부대를 즉시 징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본 제지 크레인즈와 아이스하키 경기 후 상무 선수들이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뒤 취식하며 보행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 3월 일본 제지 크레인즈와 아이스하키 경기 후 상무 선수들이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산 뒤 취식하며 보행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상무'는 국군을 대표하는 운동선수들이 모인 부대다. 기본 신분이 '군인'이다. 당연히 군인복무규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실제로 <더팩트> 취재 카메라 속의 상무 선수들은 밤샘 파티, 대리운전과 같은 '일탈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휴가 기간에도 '군기 문란 행동'을 조심하며 다니는 일반 병사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최근 밝혀진 김원중과 상무 선수들의 '숙소 무단 이탈 파문'은 어쩌다가 나온 실수가 아니다. 오랫동안 묵인된 상무의 군기 문란 행동이 결국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군기 빠진 불사조'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jump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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