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끌어오겠습니다.

여기가 출처고요.

결론: (웨이버 후 outright가 가능하지 않는한)사면초가 오리올스. 답답한 맘에 KBO 복귀행 타진이라도 해본 것.


옆 동네에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한 해석이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겸 써봅니다.

헷갈리실 분들에겐 일종의 해설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먼저 아래 글에서 4번 5번 내용은 읽고 오는 게 좋습니다.

※ 마이너리그 옵션 & 25인/40인 로스터에 대한 이해:
http://mlbnation.co.kr/bbs/board.php?bo_table=column&wr_id=3

* 아래 Hendricks님과 농땡이님이 추가로 설명해주신 것, 제가 직접 추가로 검색한 내용을 종합해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웨이버에 대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1줄 요약: 지금도 마이너리그 거부권 있다. 버티고 있으면 구단은 선택지가 적다.


1. 김현수 조항에 삽입된 문구
'may not be assigned to minor leagues without consent' (Cot's Baseball Contracts)
'선수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없다'

그렇다면 마이너리그에 내린다는 행동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정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앞서 김현수의 현재 신분을 알아야 합니다.


2. 김현수의 현재 신분
볼티모어와 계약을 한 동시에 40인 로스터에 등재됐습니다. 정확히는 Active Roster에 들어갔습니다.
시즌 중에는 Active Roster의 인원 수가 25명으로 제한됩니다.
즉 흔히 말하는 25인 로스터가 시즌 중의 Active Roster입니다.

시즌 중에도 40인 로스터가 있긴 합니다만 정식 명칭은 MLB Reserve List입니다.
즉 Active Roster와는 공식적으로 다른 개념입니다.
여하튼 지금 중요한 건 Active Roster입니다.

그런데 오프시즌에는 Active Roster 정원이 40명으로 늘어납니다.
여기에는 스프링캠프에 초청되는 유망주, 룰5 드래프트 선수, 주전 경쟁을 하는 FA계약자 등이 포함됩니다.
현재 김현수는 이 Active Roster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각 팀들은 최대 40명까지 이르던 Active Roster의 숫자를
25명까지 줄이려고 가지를 치는 중입니다.
여기서 가지를 치는 과정, 즉 마이너리그에 내린다는 행위는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3. 스캠 40인 로스터에서 마이너리그로 내리기
스캠 40인 로스터에서 마이너리그로 내릴 때는 '옵션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영문 표기로는
'Team XXX optioned Player OOO to minor league'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MLB닷컴 각 팀 홈페이지의 transaction 페이지에 기록이 나와있습니다.

즉 마이너리그로 선수를 내리는 건 옵션을 사용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시즌 중에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릴 때도 '옵션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스캠에서 강등하나 시즌 중에 강등하나 옵션 사용인 건 똑같은 겁니다.

정확히는 Active Roster에 등재된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건 기본적으로 옵션 사용입니다.
김현수 역시 마이너리그로 내리려면 옵션을 사용해야 합니다.


4. 거부권의 실체
그런데 김현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즌 중 옵션 사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시즌 중 옵션이나 스캠 중 옵션이나 같다고 한 것 보이시나요?
즉, 김현수에게 있는 '거부권' = 'Active Roster에서 마이너리그로 Option하는 것을 거부할 권리'이기에
Active Roster에 있는 지금 당장도 거부권이 사용 가능하다는 결론이 납니다.

결론: 지금도 거부권을 갖고 있다.


5. 추가적인 가능성 & 향후 선택지
처음 글을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옵션은 선수 별로 최대 3회 사용이 가능합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1회 사용시 해당 시즌에는 무제한으로 메이저/마이너 오르락내리락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옵션 횟수가 다 떨어진 선수는 시즌 중에 어떻게 마이너리그로 내릴 수 있을까요?
답은 '웨이버 공시'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고 대충 설명하면,
웨이버 공시를 하면 정해진 기간(대략 영업일 기준 48시간) 동안 다른 팀에서 '이 선수 우리가 데려가겠다'는 요청이 가능합니다.
만약 기간 내 이런 요청이 하나도 없다면 '웨이버를 클리어했다'고 하며 구단에게는 2가지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웨이버는 Irrevocable Outright Waiver입니다.

1) 마이너리그로 강등(outright)
2) 조건 없는 방출(unconditional release)


만약 오리올스가 정말로 김현수를 메이저리그에서 빼고 싶다면 웨이버 공시를 거쳐야합니다.
이럴 경우 아마도 오리올스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다른 팀이 김현수를 데려가는 겁니다.
하지만 700만 달러라는 연봉에 현재 스캠 성적을 보면 가능성이 낮아보입니다.

차선책으로 웨이버 클리어가 되면? 2)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이 때는 보장된 연봉을 전부 토해내야 합니다. (물론 방출 후 김현수가 다른 팀과 계약하면 돈을 덜 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1)입니다. 마이너리그 강등인데... 현재 김현수의 '거부권'에 저것까지 거부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5년차 이상의 선수는 1)까지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이 때문에 5년차를 넘긴 베테랑, FA먹튀 선수는 마이너리그 강등 가능성이 거의 전무합니다.

김현수의 거부권에도 이런 권한이 주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여기에 대해선 언론에 보도된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래 농땡이님, Hendricks님의 댓글에 따르면 이 권한까지 주어진 걸로 보입니다.
김현수의 KBO 10년 경력을 메이저리그 베테랑의 것과 동등하게 취급했다면요.
그렇게 된다면?
볼티모어 입장에선 당장 김현수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행을 지시할 수단이 전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볼티모어 입장에선 정말 골치가 아파집니다.
지금 이대로 김현수를 25인 로스터에 넣고, 약숫물 떠다놓고 제발 잘하라고 기도해야할 판입니다.
물론 그랬다가 적응 실패라도 한다면? 눈물을 머금고 방출을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구단에서는 '계약 무효화 후 KBO 복귀'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내용이 누설된 것과 이후의 행보는 참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방출하자니 700만 달러를 다 허공에 날려야 하고
가만히 있자니 김현수가 '먹튀A'로 전락할 것 같아서 불안불안하니까요.


하지만 웨이버 후 outright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아마도 웨이버를 거친 후 트리플A로 보내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입니다.
당장 스캠에서 경기나 연습시간에 보여준 실력으로는 다른 팀에서 김현수에게
웨이버 클레임을 걸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1년 내내 마이너에서 수련하거나, 메이저의 좌익수 경쟁자가 부진했을 때를 노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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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리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틀린 내용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참조
http://www.purplerow.com/2009/2/12/756928/mlb-transactions-part-two
http://www.purplerow.com/2009/2/19/762532/mlb-transactions-part-thre
http://www.mlbdailydish.com/2011/9/3/2400914/mlb-roster-rules-25-man-roster
https://en.wikipedia.org/wiki/Major_League_Baseball_transactions
http://www.thecubreporter.com/book/export/html/3530